경북 영덕의 깊은 숲속, 벌영리에는 하늘을 향해 곧게 솟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녹음의 터널이 있습니다. 20년 넘게 한 개인의 정성으로 가꿔진 이 숲길은 지금, 누구나 걸을 수 있는 무료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영덕의 숨은 명소, 벌영리 메타세콰이어길
벌영리 메타세콰이어길은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산 54-1에 위치한 산책길로, 약 20만 평 규모의 사유지 안에 조성된 숲속 트레킹 코스입니다. 영덕 출신의 개인 소유주가 약 20년 전부터 메타세콰이어, 편백나무, 측백나무를 정성껏 심어 숲을 가꾸고, 일반에 무료 개방한 이래 조용한 인기를 끌고 있는 웰니스 여행지입니다.
숲길은 편도 약 420m 구간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나무들은 대부분 20m 이상 자란 거목들로, 시원한 그늘과 청량한 공기가 여행자들을 맞이합니다. 이곳에서는 새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이 흔들리는 자연의 소리 속에서 오감으로 숲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개인의 정성이 만든 숲의 기적
이 숲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공공 조경지가 아닙니다. 영덕 출신 한 개인이 오로지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믿고 20년간 나무를 심어 가꾼 결과입니다. 관리 비용과 개방에 따른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연은 함께 누려야 한다”는 철학으로 오늘날의 메타세콰이어길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설화처럼 전해지는 숲의 이야기
벌영리는 과거 ‘벌바위령’이라 불리던 험한 고갯길이 있던 지역입니다. 마을 어르신들 사이에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이 고개는 옛날 장정들이 ‘벌’이라는 이름의 용맹한 장수를 기리기 위해 바위에 제를 지내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지역을 ‘벌영(伐嶺)’이라 부르다가 지금의 벌영리로 굳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숲을 조성한 이 역시,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은 결국 나무가 많은 곳’이라는 믿음을 갖고 바람 많고 척박한 이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전해지며, 이 모든 과정이 작은 기적 같은 이야기로 숲속에 남아 있습니다.
숲길 따라 걷는 힐링 트레킹
벌영리 메타세콰이어길은 트레킹을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는 분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완만한 코스입니다. 숲길의 중심에는 산책로가 곧게 이어져 있고, 흙길과 목재 데크로 구성되어 있어 걷는 내내 발이 편안합니다.
진달래 전망대에서 만나는 동해의 풍경
산책길 중간쯤에는 철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진달래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서는 날씨가 맑은 날이면 동해바다와 인근 영덕의 마을 전경까지 조망할 수 있어 산책의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진달래가 피는 봄철에는 산책길 주변이 분홍빛으로 물들어 또 다른 감성을 선사합니다.
편백숲에서 피톤치드 샤워
전망대에서 내려와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편백나무 숲이 이어집니다. 이곳은 일반 나무보다 10배 이상의 피톤치드를 방출한다고 알려진 편백이 밀집해 있어 자연 속에서 심신 안정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숲속에는 벤치와 피크닉용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잠시 앉아 책을 읽거나 간단한 다과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벌영리 메타세콰이어길 이용 정보
- 주소 :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산 54-1
- 운영시간 : 상시 개방
- 입장료 : 무료
- 휴무일 : 연중무휴
- 주차 : 현장 주차 가능 (넉넉한 공간)
- 문의 :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533
사진=한국관광공사
방문 팁
- 여름철에도 시원한 그늘 덕분에 무더위를 피하기 좋은 명소
-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으로 풍경이 달라짐
- 음식물 쓰레기, 음료 캔 등은 되가져가는 매너 필수
- 사진 촬영 시 오전 10시~11시 사이가 가장 광량이 좋음
영덕 여행 코스로 연계 추천
벌영리 메타세콰이어길은 영덕군 북부에 위치해 있어 영덕의 다른 관광지와 연계 여행이 가능합니다.
- 영덕 해맞이공원 – 동해 일출과 등대가 인상적인 해안 명소
- 영해장터거리 – 옛 영해장터를 재현한 전통문화 거리
- 블루로드 B코스 – 해안 절경을 따라 걷는 동해안 트레킹
맺음말 – 사유지에 피어난 모두의 숲
벌영리 메타세콰이어길은 한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된 자연의 기적이자,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내어준 따뜻한 공간입니다. 짧지만 깊은 치유를 선사하는 이 숲길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쉼표 같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