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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동강이 품은 길”… 평창 칠족령 트레킹 완전 정복

by 레러먼 2025. 5. 25.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신동읍 경계에 위치한 칠족령 트레킹 코스는 호젓한 숲길과 강풍경, 그리고 이야기 가득한 이름 덕분에 트레킹 마니아들 사이에서 ‘알려지지 않은 명소’로 불리는 곳입니다. 총 거리 3.4km, 왕복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 코스로 짧지만 풍경과 역사, 여유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칠족령 이름의 유래와 설화

‘칠족령’이라는 독특한 지명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옛날 미탄면 제장마을에서 한 진사 댁이 옻나무 진액을 끓이고 있을 때, 그 집 개가 발에 옻을 묻히고 도망쳤다고 해요. 그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니, 바로 지금의 칠족령 전망대에서 동강의 장관을 마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옻 ‘칠(漆)’자와 발 ‘족(足)’자를 써 ‘칠족령(漆足嶺)’이라 불리게 되었죠.

이처럼 소박한 설화가 전하는 정겨움도 이 트레킹 코스를 걷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코스 소개: 백령동굴에서 시작해 다시 돌아오는 순환형

칠족령 트레킹은 백령동굴 생태학습장에서 시작해 백운산 자락을 따라 칠족령 전망대까지 오른 뒤, 다시 학습장으로 돌아오는 왕복 코스입니다. 길은 대부분 흙길로 구성되어 있고, 급경사나 바위 구간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걷기 좋습니다.

 

도보 시간은 왕복 1시간 20분 정도지만, 중간중간 멈춰 서서 동강의 풍경과 숲의 소리를 즐기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전망대에서는 한눈에 펼쳐지는 동강의 탁 트인 경관이 압권입니다. 특히 가을철 단풍과 어우러지는 강의 굽이굽이 모습은 사진으로도 담기 힘들 만큼 아름답습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백령동굴, 칠족령의 숨은 자연 보물

트레킹의 시작점인 백령동굴은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희귀한 석회동굴입니다. 내부 탐방은 제한적이지만, 외부의 생태학습장에서는 동굴 형성과정과 지질 정보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현재 2025년 3월 발생한 산불로 인해 일부 숲길이 훼손되었으니 방문 전에는 평창군 관광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안내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주변 명소: 어름치마을과 와우미탄

트레킹 후 시간이 여유롭다면 어름치마을와우미탄도 함께 둘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어름치마을은 동강변에 위치한 전통 농촌 체험마을로, 카약 체험이나 민물고기 관찰 프로그램 등이 운영됩니다. 와우미탄은 계곡과 숲이 어우러진 조용한 힐링 마을로, 트레킹의 여운을 조용히 되새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식사할 만한 근처 맛집

산길을 걸은 뒤 허기진 배를 달래기엔 든든한 한식만 한 게 없죠. 칠족령 인근 미탄면에는 숨은 맛집들이 여럿 있습니다.

정선토속한우국밥은 깊은 육수와 부드러운 한우 고기로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집이며, 미탄식당은 산나물 비빔밥과 황태구이 정식으로 유명합니다. 직접 담근 고추장과 된장을 사용하는 정갈한 반찬은 산길을 걸은 후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조금 더 이동해 평창 읍내로 가면 계방산찜닭, 황태회관 등 강원도 대표 음식점도 접할 수 있어 트레킹과 함께 미식 여행을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교통과 방문 팁

칠족령 트레킹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미탄면 문희길 63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가용 이용 시 평창IC에서 약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대중교통은 상대적으로 불편하므로, 렌터카 또는 자가용 이용을 권장드립니다.

 

코스 자체는 순탄한 편이나 흙길과 계단 구간이 있어 트레킹화 착용을 권장하며, 봄·가을철 오전 시간대에 방문하시면 조용하고 맑은 공기를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마무리하며

칠족령 트레킹은 ‘짧지만 진한’ 코스입니다. 이름에 담긴 전설, 천연기념물 동굴의 생태 가치, 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그리고 소박한 마을의 정취까지, 하루에 모두 만날 수 있는 코스는 흔치 않습니다.

 

이번 주말, 마음이 답답하거나 조용한 숲속 풍경이 그리운 날에는 평창 칠족령으로 떠나보세요. 자연이 주는 위로와 함께, 발걸음마다 느림의 미학이 깃든 시간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